생활 속의 법

도난을 목격한 경비원, 이를 못 본 척 묵인한 경우?

_Reah 2023. 5. 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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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전에 다니던 공장 사무실의 금고에서 돈을 훔칠 생각으로 D에게 함께 범행을 하자고 제의하였고, D는 이를 승낙하였다. 범행 당일 밤 A와 D는 계획대로 공장의 담을 넘어 사무실로 들어갔다. 공장 안에 인기척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비원 갑은 공장 안을 돌아보다가, 사무실 창문 너머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A가 D와 함께 금고에서 돈을 훔치는 것을 보았다. 갑은 나중에 A로부터 돈을 갈취할 생각으로 이를 못 본 척하고 경비실로 돌아왔다. 

 

갑이 A와 D의 절도범행을 묵인한 행위의 죄책은?

 

목차
1.특수절도죄(형법 제331조 제2항)의 성부 -부작위에 의한 정범 혹은 종범
 1)문제점
 2)학설 및 판례의 태도 -부작위 종범설
 3)사안의 검토
2.결론

 

 

 

 

1.특수절도죄(형법 제331조 제2항)의 성부 -부작위에 의한 정범 혹은 종범

 1)문제점

A와 D가 범행현장에서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하여 공장 사무실 금고 안에 들어 있던 돈을 훔친 행위는 형법 제 331조 제1항 특수절도죄를 구성한다.

그런데 공장경비원인 갑은 공장에 대하여 계약관계에 의한 안전관리나 도난방지 등의 안전의무에 근거하여 A와 D의 범죄를 방지할 보증인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B와 D의 범행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들을 그냥 보내줌으로써 부작위에 의하여 특수절도의 범행에 가담하였다. 

문제는 갑이 A와 D의 범행에 대하여 정범과 종범 중 어떤 형태로 가담한 것인가이다. 

cf.보증인 지위 간단 설명
형법 제18조는 보증인을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보증인의 의무는 단순한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법적의무이다. 
판례는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로 인한 경우는 물론이고 기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에도 법적인 작위의무는 있다고 한다(대판 95도2551).

 

 

 2)학설 및 판례의 태도 -부작위 종범설

판례는 '법원입찰보증금 횡령사건' 등에서 작위적 정범의 실행행위를 방지해야 할 보증인적 지위에 있는 자가 부작위로 나아가 그것을 방치하면 방조범이 성립한다고 하며, 학설 역시 사안의 경우 부작위에 의한 종범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cf.법원입찰보증금 횡령사건(대판 95도2551)

판시사항

[1]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 의사의 내용
[2] 정범의 실행행위 착수 이전의 방조행위를 종범으로 처벌하기 위한 요건
[3] 정범의 실행행위를 방지할 의무 있는 자가 그 방지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경우, 부작위에 의한 종범의 성부(적극)
[4] 형법상 부작위범이 성립되기 위한 작위의무의 내용과 그 태양
[5] 입찰업무 담당 공무원이 입찰보증금이 횡령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지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새로운 횡령범행이 계속된 경우, 횡령의 종범으로 처벌한 사례



판결요지

[1]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라 함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고, 반드시 자기 스스로 영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2] 종범은 정범의 실행행위 중에 이를 방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실행 착수 전에 장래의 실행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 방조한 경우에도 정범이 실행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3] 형법상 방조는 작위에 의하여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경우는 물론, 직무상의 의무가 있는 자가 정범의 범죄행위를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방지하여야 할 제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부작위로 인하여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에도 성립된다.
[4] 형법상 부작위범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형법이 금지하고 있는 법익침해의 결과 발생을 방지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 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 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그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라면, 작위에 의한 실행행위와 동일하게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고, 여기서 작위의무는 법적인 의무이어야 하므로 단순한 도덕상 또는 종교상의 의무는 포함되지 않으나 작위의무가 법적인 의무인 한 성문법이건 불문법이건 상관이 없고 또 공법이건 사법이건 불문하므로,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로 인한 경우는 물론이고 기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에도 법적인 작위의무는 있다.
[5] 법원의 입찰사건에 관한 제반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공무원이 자신이 맡고 있는 입찰사건의 입찰보증금이 계속적으로 횡령되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면, 담당 공무원으로서는 이를 제지하고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러한 사무원의 횡령행위를 방지해야 할 법적인 작위의무를 지는 것이 당연하고, 비록 그의 묵인 행위가 배당불능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작위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 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는 공무원이 그 사무원의 새로운 횡령범행을 방조 용인한 것을 작위에 의한 법익 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그 담당 공무원을 업무상횡령의 종범으로 처벌한 사례.

 

 

 3)사안의 검토

작위적 정범의 실행행위를 방지해야 할 보증인적 지위에 있는 자가 부작위로 나아가 그것을 방치한 경우 적극적 행위기여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부작위는 방조행위로 평가될 뿐이라는 학설과 판례에 의하면 갑은 특수절도죄의 종범이 된다. 

 

 


2.결론

은 형법 제331조 제1항, 제32조 제1항 특수절도죄의 종범의 죄책을 진다.